우리말 태풍 이름은 총 20개 북한 10개 남한 10개
태풍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것은 호주의 예보관들이었다. 그 당시 호주 예보관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붙였는데, 예를 들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이 앤더슨이라면 “현재 앤더슨이 태평양 해상에서 헤매고 있는 중입니다” 또는 “앤더슨이 엄청난 재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라고 태풍 예보를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공군과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이때 예보관들은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했다. 이러한 전통에 따라 1978년까지는 태풍 이름이 여성이었다가 이후부터는 남자와 여자 이름을 번갈아 사용하였다.
북서태평양에서의 태풍 이름은 1999년까지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에서 정한 이름을 사용했다. 그러나 2000년부터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과 경계를 높이기 위해서 각 태풍위원회 회원국이 제출한 이름으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다.
1997년 제30차 아시아태풍위원회에서 2000년부터 모든 태풍에 각 회원국의 고유 언어로 만든 이름을 10개씩 번갈아 쓰기로 결정하였다
. 이에 한국을 비롯해 북한, 미국, 중국, 일본, 캄보디아, 홍콩,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라오스, 마카오, 미크로네시아 등 14개국에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의 이름을 세계기상기구(WMO)에서 태풍의 명칭으로 공식 부여하고 있다
. 140개 태풍 이름은 28개씩 5개조로 나뉘어 국가명 알파벳 순서에 따라 차례로 붙여지며,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된다. 태풍이 보통 연간 약 30여 개쯤 발생하기 때문에 140개의 이름이 다 사용되려면 약 4∼5년이 소요된다.
우리말 태풍 이름
남한과 북한이 각각 10개씩 이름을 제출했기 때문에 우리말로 된 태풍 이름은 모두 20개가 되었다. 우리나라가 제안해 선정된 초기 태풍 이름은 개미, 제비, 나리, 너구리, 장미, 고니, 수달, 메기, 노루, 나비 등 10개이고, 북한이 제안한 이름은 기러기, 소나무, 도라지, 버들, 갈매기, 봉선화, 매미, 민들레, 메아리, 날개였다. 이 중에서 우리나라의 수달(2004년), 나비(2005년), 그리고 북한의 봉선화(2002년), 매미(2003년)가 퇴출되었다.
2018년 현재 우리나라가 제출해 사용하고 있는 태풍 이름은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이고 북한에서는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수리개, 메아리, 종다리, 버들, 노을, 민들레, 날개라는 이름을 제출하였다.
태풍이 큰 피해를 끼친 경우 앞으로 유사한 피해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해당하는 태풍의 이름은 폐기시키고, 다른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피해를 주지 않은 태풍일지라도 다른 중대한 사유로 더 이상 이름을 사용할 수 없을 경우 태풍 이름을 변경한다. 2005년 9월 6일 일본 규슈지방에 상륙한 태풍 '나비(Nabi)'는 20여 명의 인명피해와 막대한 기상재해를 일으켰고, 일본은 '나비(Nabi)'의 이름 변경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2005년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제38차 아시아태풍위원회에서 '나비(Nabi)'라는 명칭은 2007년부터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되었다. 한국이 제출했던 태풍 이름인 '나비'는 2006년 11월 필리핀에서 개최된 제39차 태풍위원회 총회에서 '독수리'로 변경되었다.